2008년 01월 23일
날개죽지를 꺾어버린 새처럼
난 오늘도 하늘을 날았다.
이것이 내 운명이자 숙명이다.
나의 몸은 기껏해야 10cm 이내.
참으로 약한 존재이지.
난 무리와 어울리지 않는다.
그들은 앞에 있는 녀석의 뒤꽁무니만 졸졸 쫓을 뿐이니까.
난 내 식대로 살아간다.
나에겐 꿈이 있다.
이 푸른 하늘 끝까지 닿아보는 것.
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
이 희뿌연 도시를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다.
하지만 언젠가 푸르다못해 투명한 하늘에 닿을 수 있겠지.
난 앞만 보며 달려왔다.
가끔 내 깃털이 몇 개씩 뽑히고 내 살이 파여도
난 내 꿈이 있어 행복했다.
난 우주를 꿈꾸었다.
이 드넓은 공간에 나의 존재를 심어보리라.
티끌만도 못한 나의 존재에 의미를 주고 싶었다.
하지만 이젠 날 수가 없다.
나의 전부인 날개를 잃었다. 활공은 좌절되었다.
내 날개는 강철보다 강한 올가미에 얽혔고
발버둥치면 칠수록 올가미는 내 살을 파고들었다.
극심한 고통이었다.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고통.
며칠이 지났을까. 내 생명이 꺼져가는 것 같았다.
결국 난 스스로 내 날개를 잘라내야만 했다.
난 미친듯이 부리로 내 날개를 쪼아댔다.
우주를 꿈꾸었던 내 자신은 잊은채로
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나의 꿈을 버렸다.
두 날개를 자르고나니 난 한없이 초라한 존재가 되었다.
난 피로 물들은 내 날개를 뒤로한채 그 곳을 떠났다.
죽고싶었다. 그 순간 만큼은 정말 죽고싶었다.
흉한 내 모습을 깔아뭉개고 싶을만큼 죽고싶었다.
잔인하다. 내 자신이 잔인하다.
날 죽이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내 자신이 잔인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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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영원한 활공을 꿈꾸며,
콘크리트 담벼락 위에서 마지막 날개짓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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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길을 가다가 시멘트 바닥에 떨어진 새 날개를 보았다.
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그의 날개가 날 슬프게 했다.
그는 지금쯤, 우주를 누비고 있을까?
지금 내 모습이 그의 마지막 날개짓과 오버랩되고 있는건 아닐까?
from.2006.09.24 17:07
# by | 2008/01/23 12:18 | 내가사는세상 | 트랙백 | 덧글(0)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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